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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에디션 스트리밍 버젼




연아 프로그램들 중 거쉰이 특별한 이유

바로 연아의 컴피, 갈라를 통틀어 유일한 '절대음악'이기 때문이야.
 나는 현악기 전공생이고,

 거쉰의 스케이팅 기술적인 부분이 아니라 선곡과 해석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해.

그리고 이 글 쓰는건 09-10시즌 프리 프로그램인 거쉰이

 연아의 다른 프로그램들과 다른 점을 말하고자 하는거지,

★다른 프로그램들과의 우열을 논하려는게 아니야.★
 
피갤러들 중 음악 전공생들도 꽤 있고,

또 전공생이 아니더라도 컴피 음악 선곡에 관심 많은 갤러들이 많지-

그래서 절대음악과 표제음악에 대해 이미 알고 있는 이들이 많을거라 생각하지만

간단히 정리만 미리 할게~

 
'절대음악'은 순수하게 음의 배열, 선율, 리듬으로 예술성을 표현하는 음악이야.

문학이나 미술, 사건 등 다른 분야와 관련가지지 않고 작곡되는 곡들이지.

정말 단순하게 말하면 '표제가 없는 음악'이라고 할 수 도 있겠어.

'표제음악'은 이야기나 관념, 특정한 대상을 묘사하기 위해(대중들이 이것들을 떠올리게 하려고)

곡에 제목이 붙어있는 음악이야.

즉, 제목을 보면 곡이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는지 추측이 가능하겠지.

 
연아의 06-07시즌부터 프로그램들은 - (쇼트/프리/갈라 순서)
06-07: 록산느의 탱고(영화 물랑루즈 ost)/ 종달새의 비상/ Reflection(영화 뮬란 ost)
07-08: 박쥐/ 미스사이공/ Just a girl, Only hope
08-09: 죽음의 무도/ 세헤라자데/ Gold
09-10: 007 매들리(영화 007 ost)/ 거쉰 피아노 협주곡/ 타이스의 명상곡, Don't stop the music
10-11: 지젤/ 오마주 투 코리아/ Bulletproof
11-12:       /                          / Fever, Someone like you
12-13: 영화 뱀파이어의 키스 ost/ 레미제라블/ All of me
13-14: 어릿광대를 보내주오 (Little night music )/ 아디오스 노니노/ Imagine
 
이 가운데 유일하게 별도의 제목이 없거나, 영화음악과 뮤지컬, 발레음악이 아닌 곡은

유일하게 <거쉰 피아노 협주곡> 뿐이야.

 

많은 사람들이 클래식음악, 특히 기악곡이 듣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이유 중 하나는

'음'이라는 표현방식이 글과 달리 추상적이기 때문일거야.

 가사도 없고 작곡가가 뭘 표현하려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맞아, 그래서 19세기 낭만파 작곡가들은 문학과 그림, 대상을 표현하려는 음악을 많이 작곡하게 되었고

이를 통해 '배경 지식'을 가지게 된 대중들은 음악에 한발짝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지.

 

우리도 그렇잖아. 탱고가 가진 기존 이미지와 연아의 표정연기를 연관짓고,

 종달새의 비상에서는 연아 몸짓이 한 마리 종달새 같구나,

죽음의 무도에서는 까만 밤 해골과 마녀가 그들의 축제를 벌이는 모습을 보여주는구나,

세헤라자데에서는 천일야화를 이야기하는 왕비가,

007 본드걸이, 비극적 운명의 지젤, 뱀파이어에 물려 변하는 여주인공,

이별의 애절함 등을 표제와 줄거리를 가진 모든곡들의 프로그램에서 느낄 수 있어.

 이걸 거꾸로 생각하면 곡을 고르고 연기한 윌슨과 연아도

이 곡들이 가진 기존의 이미지와 줄거리, 캐릭터에 영감을 받았을거야.

그걸 최대한 반영하고 표현하려 했고 놀랍도록 소화한 연기를 통해

우리는 저 프로그램들을 이해하고 해석하게 된거지.

(사골곡들이 괜히 사골곡이 아니야..ㅋㅋ)

 
그래서 거쉰이라는 프로그램이 특별하다고 생각해.
 
<거쉰 피아노 협주곡>은 작곡가가 덧붙여 놓은 이야기도, 역사적 배경도, 묘사하려 한 특정 인물도 없어.

 물론 창작동기와 거쉰의 삶을 참고할 수 있겠지만 이 곡은 그런 의도를 담은 곡이 아니라

순수하게 음의 예술성을 목적으로 작곡된 곡이야.

처음 TEB에서 거쉰이 공개되었을 때 일부에서는 난해하다는 평이 있었지?

맞아. 곡이 직접적으로 주는 이미지가 없었기때문에 그랬을거야.

윌슨이 '이 프로그램에서 연아의 성장과정을 표현하고 싶다'라고 팁을 주었지만

아마 '연아 성장과정이랑 이 곡이 도대체 무슨 상관인데!'라 불평한 사람들도 분명 있었을..ㅎㅎ

 
그런데 이들을 점점 설득해나간 건 연아의 연기였어.

 음악의 완급과 선율을 표현하는 연아가 생소한 곡을 모두가 아름답다고 느끼는

드라마틱한 음악으로 만들어버린거야. '세련되다'라는 표현이 가장 어울리는 거쉰인데

이 '세련되다'라는 이미지를 심은게 바로 연아의 연기라는거지.

 

북미에서는 유명하지만 유럽과 아시아에는 덜 알려진 작곡가가 거쉰이라고 하는데,

 이를 내가 조금 비약해서..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생소한 곡인

<거쉰의 피아노 협주곡>으로 심판들에게 역대 최고점을 받고,

피겨팬은 물론 연아의 경기만 본 사람들까지 연아를 올림픽 챔피언, 퀸유나, 피겨여왕이라고 인정하게 만든 힘,

이 힘이 오로지 연아의 스케이팅 실력이라는걸 증명해주는 곡이 <거쉰 피아노 협주곡>.

 
하얀 백지에 온전히 자기만의 그림을 완벽하게 그려낸 연아에게 큰 박수를..
Long live the QUEE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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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atryoshk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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