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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일에 걸쳐서 연아를 보고 옴!
런던으로 돌아가는 유로스타를 기다리며 무선인터넷을 즐기고 있음.
아! 연아덕에 정말 황홀한 주말이었다. 이 뻐렁치는 감동이여...
간단한 기록만 좀 남기겠음.
런던으로 돌아가서 사진 감상하며 제대로 써야지.
유로스타 안에서도 무선인터넷이 되긴 하지만 서버가 안정적이진 못하더라.
특히 도버건널 때...
아 근데 돌아가면 할 것들이 산더미...ㅠㅠㅠㅠㅠㅠㅠㅠㅠ

연아 에릭봉파르를 보기 위하여 금요일 아침에 일찍 세인트 판크라스 스테이션으로 갔다.
금요일 일정 나 몰라라 쌩깠음. 연아를 보기 위하여 어쩔건가.
미리 땡겨놓고 양해구해 놓고 뭐 어쩌고 내 나름 융통성을 발휘하여
금토일 삼일을 연아의 올시즌 첫 컴페티션을 위해 바치는 과감함을 발휘하게 된 거다.
시간, 돈, 피로도 전부가 유나킴을 보고 난 뒤 바로 다 날아가버림.
아! 유나킴 사랑합니다. 정말ㅠㅠㅠㅠㅠㅠㅠ

내가 어리석었던 것이 좀 더 빨리 유로스타 표를 예매했으면 돈이 좀 싼데
멍청하게 까먹고 있다가 늦게 예매하는 바람에 쓸데없는 돈을 좀 쓴 거다.
유로 레일웨이 예약하고 메모해 놓으면 뭘해... 까먹고 안해서 돈만 날려 처먹음.
게다가 금욜 아침에도 세인트 판크라스 가깝다고 느릿느릿 하는 바람에
레저셀렉트싯 삼십분 먼저 가야하는 것도 진짜 아슬아슬하게 들어갔음.
그리고 퍼질러 자다가 서비스 되는 음식들 반이상 스킵함. 아~ 돈아까워...
아침도 못먹었는데 그거라도 많이 먹을 걸...
안 먹고 날린 거 생각하면 걍 스탠더드로 끊을 걸 하는 후회도 있었다.
두시간 남짓 뭐 편하게 가겠다고 괜히....
그나마 좀 주워 먹었던 것도 에피타이저로 나온 것 몇개였는데 맛탱이 없고
아침 차였는데도 애들 많아서 시끄러웠음.
이럴 줄 알았으면 돈 좀 더주더라도 조용하게 비즈니스로 끊을 걸 하는 후회가 들었다.

두시간 좀 넘게 도버해협을 가로지르는 유로스타 안에서
나는 그저 비몽사몽 헤롱헤롱... 난 기차만 타면 잔다.
그래서 서울 부산 왕복할 때도 케텍스 안에서 병든 닭마냥 꾸벅꾸벅거리기 일쑤...
그렇게 퍼질러 자다가 정신줄 찾고 파리 가르 드 노드 역에 내려서
택시타고 예약해둔 르 그랑 인터콘티넨탈 파리에 체크인함.
쟈철을 타는 방법도 있었지만 나는 쏘쿨한 귀차니스트.
파리 지하철은 정말 시망이라는 것을 전에 왔던 경험으로 깨달았기 때문에
연아를 보기전 기분 잡칠 필요가 없다 생각하여 택시를 탄 거였고
실제로 거리가 얼마 안되기 때문에 뭐 별 문제는 없었음.

그 후 드골공항으로 날아온, 정신줄 완전히 놓은 윤진이가 호텔에 도착하길 기다렸다가
함께 트로피 에릭 봉파르가 있을
POPB(Palais Omnisports de Paris-Bercy)로 감.
쇼트는 자유석이라 일찍 가는 것이 유리하다고 생각했지만
이뭐병... 갔더니 이미 일본 관중과 한국서 오신 승냥분들, 그리고 프랑스 초딩들 와글와글.
그래도 용케 로열석으로 추정되는 자리에 앉았음.
앞줄엔 한국서 오신 승냥분들, 내 옆엔 일본서 오신 마오팬분,
윤진이 옆엔 프랑스관객, 그리고 뒷줄엔 승냥분들과 마오팬분.
뭥미... 마치
DMZ에 있는 기분이 들었다.
승냥분들이나 일본 마오팬들 전부 열정이 대단하심.

여자 싱글쇼트는 처음에는 뭐 불어도 못 알아 듣겠고
모르는 선수들이 많이 있어 솔직히 좀 모르겠더라.
엘렌지인가 하는 그 선수는 마치 해녀복같은 쇼트 복장을 하고 나와서 나를 놀라게 함.
무려 연아랑 동갑이라니 서양아이들의 마스크는 정녕...............
뭐 싱글
1그룹에서 정말 기억에 남던 선수는 형광 노란색 코스튬을 입고도 빛나는 외모를 가졌던 코르피.
그리고 미래가 기대되는 선수인 미국의 알렉스다.
관중매너 좋았구요... 근데 연아 점수만 보다보니 뭐 점수가 왜 이따구야 이런 소리를 하게 됨.
알고보니 연아가 비정상적인 점수였음.
1그룹 선수들 엄청 넘어지던데 빙질이 그렇게 좋아보이진 않았음.
얼음 색깔은 이쁘고 경기장은 컸지만 안습.

1그룹 대충 끝나고 2그룹 웜업하는데 와우 우리의 연아킴. 독보적인 미모였음.
마오 쇼트의상..........할말을 잃음.
윤진이가 저건 뭐 아이스크림케익도 아니고 하며 한숨을 쉬었음.
윤진이 옆에 있던 프랑스 관중분은...
어허허허 마치 마오의상이 발로 뭉갠 피스타치오맛 마카롱 같다 혹평을 했음.
불어도 어느 정도 소통가능한 윤진이 덕에 듣고 우리 주변 한국분들 빵 터짐.
미안해요 마오팬들........
매너없는 짓이긴 했지만... 실제로 시망이었잖아요...
마오... 제발 러시아컵에서는 옷갈아 입고 오길 바랍니다. 안어울렸어요.
가면무도회 음악과도 정말... 매치자체가 안됨.

웜업하는데 연아 점프 전부 클린함.
아이스쇼는 가봤지만 컴페티션은 처음이라 긴장탔는데
선수들도 긴장하고 분위기가 확실히 아이스쇼랑 다름.
오늘 갈라쇼는 뭐 쇼니까 그렇다 치고... 컴피는 역시 컴피였음.
선수들 긴장도 많이 해서
1그룹 선수들은 클린한 사람이 없었던 걸로 기억함.
그러나 연아는 홀로 독야청청.
웜업하면서 트리플 트리플 컴비 계속 뛰었는데 속도하며 얼음지치는 소리하며 차원이 다름.
트리플 럿츠는 네바퀴 도는 것처럼 보일 정도로 공중 체공시간이 길었음.

마오는 악셀 뛰다가 삐끗삐끗하던데 엣지 구별도 안되는 플립인지 러츠를 뛰어댐.
이번 기회에 플립과 럿츠가 어떻게 다른지 연아보면서 확실히 배웠는데 마오는 알수없는 플러츠를 뛰어댐.
놀라운 것은 유카리가 웜업할 때 계속 연아쪽으로 오던데 위험할 정도로 스쳐지나가기도 함. 나쁜 뇨자.
캐롤라인 장은 너무 애가 작아서 안쓰러웠음.
카롤리나 코스트너는 실제로 보니 너무 날씬해서 놀랐음. 역시 화면빨이란...
웜업때 다른 선수들이 실수를 하고 삐끗거리기도 했는데 연아는 홀로 완벽한 모습을 보였음.

웜업때 옆에 있던 파리지엥분께 들어보니
실제 프랑스나 유럽쪽에는 연아보다 마오가 더 유명하다고 함.
카롤리나 코스트너를 최고로 쳐주고 그다음 마오, 그다음 연아 순으로 인지도 있는 듯 했음.
그러나 연아 웜업 때부터 보더니 카로건 마오건 다 아웃오브 안중해주시고 연아만 집중.
승냥씨들은 연아만 보면 핧핧 거려댔음.
승냥씨들과 있다보니 나도 말투가 좀 옮아버렸는데 재미있었음.
앞줄에 있었던 터라 연아가 쓱 지나가면 구라 좀 쳐서 바람이 느껴질 정도였음.
실제로 공기 흐름이 좀 바뀐 탓도 있겠지만 연아가 지나감으로써
뭔가 상쾌해지는 느낌이 들었던 건 사실임.

난 웜업 끝나고 정빙을 좀 할 줄 알았는데 안하더라. 빙질이 좀 좋지 않아 보였는데...
그리고 이리저리 파인 곳도 꽤 보이는 듯해서 걱정이 되기도 했었음.
아! 연아 의상은... 넥 부분이 좀 석기시대를 연상시켰으나 전반적으로 반짝반짝 정말 이뻤음.
특히 치맛단이 정말 본드걸의 섹시한 이미지를 잘 형상화 한 것 같았음.
연아만의 본드걸 이미지가 그대로 느껴졌음.

처음 2그룹 캐롤라인 장.
그러니까 피겨에 조예가 있던 승냥씨 말쌈이 꼬꼬마 장이라고 부르던데
그 아가는 쇼트 찌고이네르바이젠에서 왜 그리 점프할때 다리를 치켜드는지 이해가 안갔음.
그리고 전반적으로 너무 힘아리가 없어보여 안쓰러웠음.
그러나 레이벡스핀과 비엘만은 정말 예술적이었음.
나이가 어려서 미래가 기대되긴 하였으나 좀.....
흠........ 연아가 내눈을 너무 높여 놨어.

그다음은 유카리 나카노.
승냥분이 저 선수는
4자다리 점프를 한다고 알려주더라.
실제로 보니까 정말 점프할때 다리가
4자가 되어서 좀 보는데 좋지 않더라.
이상한 곳에서 점프축 반대다리가 휘날리는 느낌.
그러나 도넛스핀은 예술이었음.
키가 정말 작던데 힘은 있었음. 앞에 꼬꼬마 장을 보아서 그런가.
 
세번째는 마오 아사다.
아~ 트악더토콤비 뭔가요~ 하는 내 앞의 승냥씨.
트리플 악셀에서 실수할 때 마오짱 간밧데를 외치던 일본분.
근데 나카노 유카리는 왜 그리 얌전히 보셨는지...
마오는 전반적으로 좀 둔해 보였다. 얼굴은 이뻣는데...
스파이럴과 스핀은 동영상에서 보는 것보다 실제가 더 낫다고 느꼈는데
곡과 안무, 선수가 다 따로 논다는 느낌이 들었다.
너무 곡과 선수 분위기 매치가 안되었음.
점프 자체는 가볍게 뛰던데 스피드도 떨어져 보이고 회전수 부족.
애가 땀을 뻘뻘 흘리고 열심히 해서 안쓰러웠다.
점수가 유카리보다 낮아서 깜놀.
마오 점수 발표되고 포디움 나갈때 표정 굳는 거 보고 안습이었음.
일본에서 오신 관객분께 마오는 프리가 강하니 내일 잘할거라고 립서비스....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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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우리의 유나킴...!!!!!!!!!!!!
미쳤어!!!!! 유나킴 쇼트 30초만에 끝난 것 같았다. 완전히 몰입됨.
마오 때까지 시크하게 앉아있던 파리지엥 관객이
연아가 심판들 향해서 총 쏘자마자 벌떡 일어서서 기립박수를 쳤음.
마오짱 하며 응원하던 일본분들은 일장기를 내려 놓으심.
승냥........나도 한마리의 승냥이었음........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나는 이날 플립과 러츠의 차이를 확실히 배웠음.
아! 연아 직선스텝으로 뻐렁치는 마음을 주체하지 못하고
나와 윤진이는 결국 토욜 롱프로그램에 인형 줄거라고 인형까지 사게 되었음.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이런 제길. 내가 이럴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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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아는 확실히 차원이 달랐음.
관객을 빨아 들이는 아우라가 있었는데 자기 컨트롤이며 관중 장악력,
쇼맨십 전부 한차원 위의 선수였음!!!!!!!!!!
스파이럴 정말 우월했다. 김우월이야... 우월...
손동작 하나하나, 눈웃음 하나하나, 그 모든 것이 프로그램 속에 완벽히 조화되어 있었다.
컴페티션의 연아는 정말 전율할 정도로 멋졌다.
기립박수 치고 나서 점수 발표될때까지
주변 승냥분들과 몇점 나올까 막 예상하고 있었는
76점이라니...
일본에서 오신 마오팬분 울상.
파리지엥은 고개를 가로 저으며 흔들흔들 도저히 못믿겠다는 얼굴이었다.
와우. 와우. 와우. 막 반복하고.
우리 깨방정 윤진이는 입에서 방언 터졌다.
원래 한국어보다 스페인어를 먼저 배운 가시나라서
앤 정신 안차리면 스페인어 쏟아내는데 뭐라카는지 하나도 모르겠드라.
스페인어 한국어 중국어 영어 독어 불어 일어 전부 다 섞어 쓰면서 감탄해대니
애 그분 오셨나 싶어 놀랐음. 지도 나중에 쑥스러 죽으려함.
흥분하면 방언터지는 윤진이. 연아보고 방언터트리다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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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다음에 나온 카롤리나 코스트너는... 불쌍하더라......
연아 하는거 보고 있다가 긴장한 티가 바로 났음.
연아는 마오 하는거 안보던데 카로는 보고 있다가 나올때 표정이 좋지 않았다.
코치도 입가가 딱딱하게 굳어 있었음.
그리고... 카롤리나 코스트너는... 안타까웠다.
쇼트에서 그렇게 말아먹을 줄이야...
미안한 소리지만 연아 경기 안보는 것이 좋았을 텐데...
연아의 잔상이 그대로 남아있는 링크에 들어서는 것이 얼마나 부담스러웠을지...
그 결과는 쇼트
8위의 성적으로 나타났다.

쇼트가 끝나고 나오면서 옆에 앉은 관중분들과 인사도 나누고 했는데
기분이 업된 승냥분들이 한잔하러 가겠냐 물어서 합석하기로 했다.
숙소가 어디냐 물으니까 그분들은 노보텔이라고 했음.
내가 듣기로 선수들 숙소도 머큐리호텔, 올시즌즈, 노보텔 쪽이라 들었는데
우왕 어쩌면 선수들 볼 수도 있겠다. 부러웠다.
실은 연아 볼 수 있다는 것이 부러웠음.
일본 팬분들과는 어색하게 인사를 나누고 끝냈고,
파리지엥분들과도 어색한 프랑스식 인사를 나누고 헤어져 승냥이 무리에 합류해서 신나게 달림.
그분들 덕에 한국에서 오신 다른 분들과도 인사를 했고,
이놈의 윤진이는 외신들과 우리나라 승냥이들 인터뷰 통역을 옆에서 도와주다
프랑스 매체와 인터뷰까지 했음.
 애 뭥미...ㅋㅋ 근데 나갔는지 안나갔는지 모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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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날 승냥이들에게  프로토콜 읽는 방법을 배웠음.
수치로 배워보니 연아가 얼마나 대단한지 알게 됨.
너무 흥분하여 무선랜 빵빵하게 터지는 내 노트북으로 토렌트 접속해서
연아 영상 다운받아서 보며 파리에서 승냥이 짓을 함...
지금 생각하면 나와 윤진이는 미쳤음.
승냥분들과 연락처 교환함. 대학동문도 있었음.
흠. 어쨌든 그분들과 함께 연아 찬양을 하다가 늦게 택시 타고 인터콘호텔로 돌아옴.

그렇게 토욜 보내고 일욜은 귀여운 인형을 사서
이물질이 떨어지지 않게 꼼꼼하게 포장을 해서 들고 가
남자싱글, 페어, 여자싱글, 아이스 댄스, 시상식까지 쭈욱 로얄석에서 관람함.
어제 봤던 승냥분들은 여싱부터 본다고 하셨음. 윤진이와 나는 그냥 봄.
남자싱글 일본의 오다 노부나리 미친듯...
어제는 토마스 베르너가 미친 스케이팅을 보여줬다고 들었는데
오다가 완전 미친 스케이팅을 보여줌. 점수도 넘사벽이었음.
베르너도 쿼드 트리플 콤비까지 뛰었지만 신내린 오다를 따라잡긴 힘들었음.
그러나 어제 승냥분들께 배우고 들은 지식을 통해 오다도 플러츠로 비벼서 뛰는구나 알게 됨.
너무 일본 아이들을 까는 것은 좋지 않지만... 곱게 보이진 않았음.
페어는 어제 나름 공부한 바에 따라 사브첸코-졸코비 페어를 눈여겨 보았으나...
흐미... 왜그리 자빠지고 그래여...
쇼트에서 넘사벽
1위가 삼위로 내려앉아서 슬펐음.
그리고 남싱과 페어 시상식 후 여싱 프리가 시작됨.

우리 주위에는 또 한국서 온 승냥씨들과 일본 관객,
영어에 능숙한 스위스 관객 그리고 점잖은 프랑스 부부관객이 있었음.
쇼트 같은
DMZ분위기는 아니었으나
일장기를 꺼내든 일본분들 표정이 좋지 않아서 괜시리 안되어 보였음.

그리고... 오마갓...!!!!!!!!!!!!!!
일본 선수들 프리 의상을 보고 나와 윤진이는 경악함.
유카리는 불닭 같았고, 마오는... 미안하지만 후레시맨 같았음.
올림픽 시즌이라 푸른색 의상이 많던데 연아도 푸른색이었음.
비즈하고 색상이 우아하게 잘 어울렸음. 와우! 쇼트보다 프리 의상이 정말 잘 어울렸음.
연아는 컨디션이 좋아보였고 다른 선수들은 어제보다 더 긴장해보이는 선수도 있었고,
미국의 알락스나 엘렌지는 더 괜찮아 보였음.

1그룹 여싱 시작 전에 카롤리나 코스트너가 푸른 의상을 입고 웜업하러 나왔는데
우리 옆에 있던 프랑스 관객부부가 한숨을 내쉼.
윤진이 말로는
2그룹에서 봐야할 선수가 1그룹으로 내려오니
유럽사람으로서 좀 기분이 그렇다고 했다함.
그러나 난 불어 먹통이라 못알아 들음.

노란 카나리아 같은 의상을 입은 선수가
싱잉인더레인~ 에 맞춰 롱프로를 했는데
솔직히 지루했다... 미안...
솔직히 전날 연아의 그 공공칠을 보고
다른 선수들의 연기들이 너무 지루하게 느껴졌었다.
미안한 소리지만 이게다 연아 때문...

1그룹은 그리도 이뻤던 코르피도 계속 꽈당하고,
유럽의
1인자 카로도 계속 꽈당하고...
아, 카로 하니 빼먹은 게 생각나는데 싯스핀 자세가 좀 특이했다.
윤진이는 타조가 엉덩이 터는 것 같다고...
1그룹 선수들이 근데 얼음을 너무 심하게 파대더라.
유럽선수들은 체격이 좋아서 그런지 연아보다 스피드는 안나는데 얼음 파는 힘은 좀 세더라...;
그리고 확실히 느낀 것은 피겨는 예술성을 따지는 스포츠다보니
선수의 외면적 어드밴티지가 붙을수록 좋겠구나 하는 것.
연아나 마오의 몸매는 정말 축복받은 몸매라는 것은 확실히 느낌.
전에 아이스쇼에서 콴과 연아가 함께 나온 것을 보고도
연아의 몸매가 얼마나 큰 자산인지 어렴풋이 느꼈는데 에릭봉파르에서는 정말 뼈저리게 느낌.
그리고 그런 현저한 체격차이에도 불구하고
그 가녀린 몸으로 넘사벽의 점프를 뛰는 연아는... 진짜 짱임.

1그룹 스킵하고 2그룹으로 넘어가면, 꼬꼬마 장은... 안쓰러울 정도였다.
프로그램에 끌려가는 느낌이 들고 여전히 하이킥 점프가 조금 민망했음.
하지만 역시 스핀은 짱. 비엘만이 가장 이뻤다.
미국의 알렉스는... 어우 너무 아메리카틱했어. 의상부터 선곡까지.
실수가 아쉬웠는데 파워있는 스케이팅이 좋았음.
그러나 어제 연아 공공칠 본드걸이 너무 쎄서 여전히 눈에 안들어왔음... 미안...

세번째로 나온 아사다 마오는... 아, 정말 아쉬웠다.
라흐마니노프의 음악과 의상은 몰라도 그 세트가 마오에게는 맞지 않았다.
마오는 좀더 가볍고 귀여운 프로그램을 했어야 했다는 생각을 계속 했다.
첫번째 트악더토 콤비는 실수없이 했지만(그러나 승냥씨는 또 비비기로 회전수 모자랐다고 했음)
두번째 트악과 더블악셀 랜딩시 실수로 롱프로에서도 아쉬움을 남겼다.
마오도 역시 스텝은 잘했었다.
스파이럴과 스핀도 내가 보기엔 좋았는데
매의 눈을 가진 스위스 관객은 축이 흔들렸다고 했다. 피겨 귀신인듯...;
120점 넘게 나올 줄 알았는데 더악땜에 디덕션도 붙고 어익후...
그래도 스핀에서 레벨포... 연아보다 딱 하나 높더라. 점수도
115라니,
일본관중 실망해서 말도 안돼하면서 발을 동동 구르더라. 오죽 속이 상했으면...
마오 프리 끝났을 때 관중 호응은 나쁘지 않았으나 일본 관중의 과도한 환성이 좀 거슬리긴 했다.
점잖은 프랑스 부부는 시크하게 계속 앉아서 박수치고 계셨고,
스위스 관객은 적당히 박수치다 관두시더라.
나와 윤진이는 박수를 쳤는데 왠지 모르게 일본 관중에게 동정심이 느껴져 일어날까 하다가
승냥이의 매서운 눈빛에 엉거주춤 카로타조스핀에 버금가는 어정쩡한 자세로 박수치다 앉았다.
이렇게 소심해지긴 또 처음이구만...

개인적으로 아사다 마오는 프로그램을 좀 바꿔야 되겠다고 생각한다.
연아의 경우에는 모던한 느낌도 나면서 적당히 화려하고 신나는 느낌이 잘 조화되어 있다.
특히 쇼트의 대중적이며 익숙한 선곡과 화려한 스텝,
그리고 퍼포먼스는 파격적인 면이 적지 않는데
클래식하면서도 모던한 세련미가 가득한 롱프로그램으로 균형을 잘 맞추고 있다.
그러나 마오는 둘다 비장미 철철에 반복되는 리듬과 멜로디,
그리고 비슷한 느낌의 프로그램을 하고 있다.
들어보니 마오가 작년 롱프로를 올시즌 쇼트로 쓴다고 했는데
컨셉은 완전 딴판으로 잡았다 했다. 근데 똑 같더만...;
하나는 어찌 미망인의 슬픔이 묻어나는 가면 무도회고,
하나는 어찌 무도회에 처음가는 어린 소녀의 설렘이란 말인가.
올시즌 작년시즌 변함이 없는 듯 하다.
차라리 달빛이나 즉흥환상곡같은 것을 롱프로로 재사용하지 그랬니... 안타깝...

스위스 관객분이 마오는 전코치인 라파엘과 헤어지지 않았으면 좋았을 거라 했다.
이 스위스분 알고보니 스위스에서 어렸을 때 스테판 랑비엘과 함께 스케이팅을 잠시 배웠다고 하더라...;;
스위스 역시 우리처럼 피겨 선수층이 두껍지 않아
랑비엘 은퇴(올해복귀하긴 했지만...)이후 안습이라 자기같은 피겨팬은 슬프다고...;
왠지 공감이 되어 중간중간 이야기를 나눴는데
우리같은 척박한 토양에 연아가 나온 것은 정말 기적이라고 하더라.
통역을 해주니 승냥이들 눈이 순간 촉촉해졌다.
나도 눈물 돌았어...힝............
연아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다음엔 우리도 해바라기 던져줄게.

그다음 나카노 유카리... 의상부터 심상치 않았다.
마오팬이 던진 해바라기 치우느라 좀 딜레이 될 때 가까이서 봤더니
정말 유카리의 옷은... 어제 쇼트가 양반으로 보일 정도였다.
게다가 우리 주변의 일본 관객분은... 정말 표정이... 완벽하게 굳어있었는데
이해가 안갈 정도로 마오는 응원하면서 왜 유카리에는 설렁설렁 박수만 쳐주는지...
유카리 지못미. 근데 그옷은 너무 했어.
내가 보기엔 유카리의 스케이팅이 마오보다 더 빠르고 스핀이 더 좋았던 것 같던데
왜 마오보다 점수가 낮은 건지 이해가 안갔다.
나중에 와서 프로토콜 뜬거 보니 피씨에스를 마오한테 퍼준게 티나더라...
심판들... 마오 너무 좋아해...
마오도 도넛스핀을 하긴 했지만 유카리가 더 아름다웠다.
그렇지만 유카리 제발 그 옷만은...
퍼포먼스 자체는 괜찮았다. 다만 그 뒤에 연아가 있었던 것이 문제였을 뿐.

웜업때도 단 한번의 실수도 없었던 우리의 연아.
첫 트리플콤비 완벽하게 뛰어 주시는데 귀가 멍멍하게 박수가 터졌다.
점잖은 프랑스 부부도 손에 힘줄돋게 박수쳤음.
근데 의외로 플립을 뛰려다가 멈추는거 보고 놀랐음.
속도를 떨어뜨리면서 잠깐 스케이트 날이 멈춘 것 같더라.
빙질이 좀 시망이었는데 걸린 모양. 나중에 기사를 보니 그렇다고 인터뷰도 했더구만...
아... 그것만 뛰었으면 이것도 클린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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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아의 프리를 한마디로 말하자면
이건 정말
21세기 피겨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라고 축약하고 싶다.
모던하고 세련되면서도 예술성과 스포츠라는 본질을 그대로 보여주는
기술성까지 갖춘 완벽한 프로그램이었다.
조지 거쉰의 피협바장조도 탁월한 선택이었다.
내가 조지 거쉰을 좋아해서 그런게 아냐.
모던한 안무와 구성과 가장 잘 어울리는 곡이라 생각한다.
정말 눈물나게 이쁘고 사랑스러운 프로그램이었다.
이런 말 하면 변태같겠지만 깨물어주고 싶었음.
어깨를 흔들 때 하며 정말 너무 이뻤음.

그리고 유나카멜스핀, 어쩜 그렇게 유연하고 우아하며 아름다운 라인이 나오는지.
스파이럴은 정말 감동적일 정도로 우아했고,
플라잉 싯스핀에 들어갈때 그 플라잉이 다른 선수들과 비교가 안되게 가볍고 높아서 또 놀랐다.
무엇보다 어떻게 음악과 안무가 그렇게 맞아 떨어질까.
편안해보이는 연아의 표정과 여유로운 태도도 정말 인상 깊었다.
특히 플립을 팝하고 난 뒤에도 그 놀라운 컨트롤과
대범하고도 한결같은 스케이팅이 정말 다른 선수와는 차원이 달랐다.
다른 선수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는데
연아는 스스로 점프를 뛰지 않기로 작정해서 그런 모양인지 마치 안무의 일부분처럼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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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모두의 탄성을 자아냈던 더악-더토-타노더룹!!!
브라이언 보이타노가 점프를 뛰며 손을 올렸다고 해서 붙은 별칭인
타노룹을 그렇게 아름답게 뛰다니 놀라웠다.
마오도 타노점프를 했지만 내 막눈에도 마오의 타노는
도리어 회전수가 부족하구나 바로 알게해주는 지표의 역할밖에 하지 못했다.
연아의 타노는 와우... 말이 안나왔음.
또 하나의 점프... 단독으로 뛴 트리플 럿츠는 내 주위 관객 모두가 환성을 지르게 했다.
연아가 뛰었던 웜업 때 뛰었던 점프 다 합쳐도 가장 높게 뛴 점프였다.
스위스 관객분은 딜레이드 럿츠- 하고 주먹을 불끈 쥐어 들던데
나중에 그게 뭔 뜻인지 물어보니 보통 점프 할 때 테이크 오프 하면서 동시에 회전에 들어가는데
딜레이드 점프는 최정점에 올라서 회전을 시작하는 것이라 했다.
그러니까 높이와 체공시간이 뒷받침이 되어야 가능한 것이다.
연아의 점프가 얼마나 높고 가벼운지!!!
일본 관객, 스위스 관객, 프랑스 관객, 한국 승냥이 할 것 없이 그 럿츠에 놀랐다.
비거리도 길었고 얼음을 지치는 소리가 유독 크긴 했다.
와우~ 실제로 보면 연아의 더블악셀은 세바퀴가 넘게 도는 것 같은데
솔까 마오 트악을 인정해 줄바에 연아의 더악을 트악으로 인정하는 편이 낫겠다 싶다...;

얼음 위를 달리는 스텝이며 마치 스케이트 날에 자석이 있어 누가 얼음 밑에서 끌어당기는 듯
탄력있는 스케이팅과 녹아드는 연기에 프리 프로그램이 고작 1분여로 느껴졌다.
난 세헤라자데보다 이게 더 낫더라. 세헤라자데는 중간에 좀 루즈해 싶었는데
이건 와웅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었음.
그리고 플립팝에도 불구하고 세계신이 나자 일본 관객은 고개를 떨구며 김빠진 표정을 지었고
한국 승냥이들은 환성을 질렀으며 전광판에 비친 연아도 놀라서 헐퀴 하는 표정이 그대로 보였음.
연아 롱프로가 끝나고 나서 기립박수를 치던 프랑스 부부는 우리 승냥이 더러 축하한다고 했고
스위스 관객은 소름돋았다고, 스테판 랑비엘의 감성연기를 하는 여자싱글을 만나게 될 줄은 몰랐다고까지 했다.
우왕.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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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아 연기에 매혹되어서 아이스 댄싱이 솔직히 제대로 들어오지 않았다.
프랑스 부부관객과 일본 관객은 아이스댄싱을 티켓팅하지 않은 모양인지 여싱이 끝나고 나갔고,
아이스 댄싱선수들에겐 미안하지만 나, 윤진이 그리고 그 스위스 관객분은
연아와 스테판 랑비엘에 대해서 짬짬이 이야기했다.
특히
1그룹... 쏘리...
윤진이는 06토리노동계올림픽때 플루쉔코-랑비-제프리가 금은동을 땄던 남싱을 직접 봤었고,
나는 한국에서 있었던 아이스쇼 때 랑비엘을 직접 두번 봤고
그 후 남자 싱글에도 관심이 생겨 몇개의 프로그램을 봤었고,
그분은 어릴때 피겨를 했던 사람이니 이야기가 통했다.
영어 악센트가 독특했지만 거슬리진 않았다.
아! 연아에 대해서 정말 전율할정도로 감동을 느꼈던 이야기고,
스테판 랑비엘
06토리노 포디움에서 그렇게 울었던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음 이건 날려 쓸 수 없어-
어쨌든 아댄을 대충 날려먹고... 포디움에 선 연아를 보고 얼마나 자랑스럽던지.
야~! 태극기 올라갈때 내가 더 눈물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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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롱프로까지 다 보고 어제 만났던 승냥씨들과 만나서 연아여신 찬양하다가
그분들과 라데팡스 쪽으로 이동하여 함께 식사를 하고 또 승냥이 돌변하여 덕질을 함.
그러다가 시간이 애매하여 그럼 우리 방이 크니까 그곳에서 자고 내일 일찍 가자 이상한 딜을 하게 됨.
그리고 우리 객실에 있었던
50인치 티비로 초고화질 연아를 감상하자는데 의견을 맞춰
내 놋북
hdmi케이블까지 사들고 들어와 토렌트에서 구한 tp파일 다운받아 계속 돌려보며 미니바 초토화함.
아! 오늘 체크아웃하는데 왓더헬 완전... 파리물가 안그래도 똥같은데... 시망 잊지 않겠다...
호텔측에서도 놀랐을 듯하다. 여자 둘이 묵는 방 미니바 초토화...

승냥이분들과 연아의 과도한(?) 씨엡 출연이나 방송출연에 대해
걱정하다 못해 욕하는 소수에 대해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아까 들은 스위스 피겨선수 출신 관객과 나눈 이야길 하며 연아에 대해 무한 찬양을 했다.
나는 연아가 씨엡이나 공중파 출연하는 것이 오히려 내성적인 연아의 성격을 바꾸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고 본다는 승냥이분들의 말에 캐 공감을 했다.
승냥이들의 웹하드에서 내려받은 연아의 과거 프로그램도 보면서
저 굳어있던 어린 소녀가 어떻게 이렇게 웃으며 여유있게 섹시한 연기도 할 수 있게 바뀌었을까...
사람이 바뀌거나 변화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런데 연아는 단 몇년 사이에 바뀌었다.
속의 내재된 모습을 표현할 수 있는 표현력을 갖추게 된거다.
그 방안으로 씨엡이나 화보, 공중파 출연이 선택되었다고 본다.
물론 모든 것에는 장단점이 있으니 속단하기는 어렵지만
현재 연아의 모습과 변화를 볼때 이는 분명 긍정적인 측면이 많다고 본다.
그렇게 새벽까지 연아닥찬 하다 늦잠자고 룸서비스로 배 채우고 다시 베르시로 넘어감.
승냥일행은 우리와 좌석이 달라서 다시 헤어짐.
한국에서 볼 수있으면 보자고 했고, 디씨 연아갤이나 다음카페에서도 보자고도 했음.

그리고 오늘 아이스쇼. 남싱 페어 여싱 아댄 등
각각 상위
5위 입상자들이 나와 갈라프로그램과 앵콜을 했다.
연아는 갈라 돈스탑 더뮤직과 앵콜로 쇼트 스텝을 연기했다.
어... 이제 유로스타 탈시간~ 나머진 런던으로 돌아가서 사진과 함께 제대로 된 글을 쓰겠음...
아... 근데 집에 들어가면 아마도 아홉시 반이 넘을 듯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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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atryoshk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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